iOS의 지난 4년, 한국 IT는 안녕하십니까?

4년전 iOS3를 구동중인 아이패드를 탈옥하지 말라는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고작 4년 밖에 흐르지 않았는데, 이제는 시장이 정말 “변화했다”고 단정지어도 좋을 만큼 많이 변한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안심은 타블렛 시장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아이패드가 처음 출시됬을 때는 “iPhone on steroid” (스테로이드 맞은 아이폰)라는 슬로건이 참 잘 통했다. 화면만 커진 아이폰이라는 소린데, 성능상으로나 기능상으로나 특별히 틀린 말은 아니였다. 의외로 아이패드가 성공하자 안드로이드를 사용한 타블렛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고, 이제는 단순히 화면만 키운 스마트폰이 아니라 정말 다른 전자제품이라는 인상을 주는 든든한(?) 제품들도 많이 늘었다.

4년이 지난 지금에도 애플이 굉장히 폐쇄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건 이제는 마케팅 슬로건 수준이다. 폐쇄적이라고만 하면 과소평가고, 개방성을 기능으로 강조하는 안드로이드에 비교하면 “설렁탕을 사 왔는데 먹지 못하는 수준” 이다. 탈옥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만큼 특별히 애플이 막지 않는다면 개방성을 챙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소리다.

블로터닷넷에서는 골수 유저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탈옥을 보고 이런 이유를 들었다.

특히 운영체제에서 막아둔 기능들을 일부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문자 메시지를 팝업 창으로 띄워주거나 키보드와 글꼴을 변경할 수도 있다. 주로 시스템 자체를 건드리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고 장치가 느려지기도 하지만 iOS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이유로 고집하는 이들도 많다.

4년전에는 이를 두고 헛수고라고 평가했고, 그 평가 자체를 바꿀 생각은 없다. iOS7을 사용하는 현재로 보아하건데, 한글 키보드는 물론이요 이제는 폰트도 눈에 편한 나눔폰트로 변했는지라 특별히 “한국시장을 무시하는 처사”에 해당하는 문제는 겪지 않는다. ActiveX나 플래시 문제는 여전히 말썽이지만, 이건 백보 양보해서 ActiveX를 온 사방에 떡칠 해놓은 현 상황의 문제지 특별히 iOS의 문제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4년전에 이들 문제를 두고 애플도 어느 정도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에서 ActiveX가 문제가 된다고 하는 여론이 주류라고 해도 좋을만큼 성장했으니 참 감개무량하다.

제일 웃기는 부분은 멀티태스킹이였다. 애플이 특별히 철학이 있어서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애플팬의 주장일 뿐, 실제로는 상황을 하나하나 대처해 나가다 보니 앱스토어가 생기고 멀티태스킹을 지원한 것 뿐이다. iOS3를 중심으로 글을 기고했던 당시에는 (물론 덧글 중에서는 그 이후에 작성된 것도 몇몇 있다) 이를 두고 황당한 생각이라 생각했다. 잡스 신격화가 급격히 이루어진 한국에서 ‘애플은 단순히 시장에 곧잘 적응한 것 뿐이다’ 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은 지금 와서 생각해도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iPhone OS에서 iOS로 변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iPhone OS 1.0 이 처음 발표되었을 무렵만 하더라도 잡스는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할 수 있다는 개념만을 키노트에서 발표한 상황이였다.  더 정확하게는 앱도 아니고 그냥 개발자가 스마트폰에 OS외의 별도의 데이터를 전송한다는 개념이였다. 혹자는 이를 두고 앱 스토어의 기획은 이미 끝났고, 시간상의 문제로 발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쉴드치는 경우도 있는데 그냥 인정하자. 애플은 그 후에도 한참 웹앱(Web-based Application)을 밀었다. 탈옥을 통해 스마트폰 앱시장이라는게 서서히 구성되기 시작하자 애플이 통째로 스토어 관련 개발진들을 스카우트 해간건 전설이 아니라 레전드급이다.

멀티태스킹도 마찬가지다. 워즈니악은 이를 두고 아이폰 2개 사면 될 일을 하고 애플을 돌려까고 있는 상황이였다. 잡스는 이를 두고 푸시 알림(Push Notification)이 휴대기기에 넣기 좋고, 실제로 앱을 뒤에서 돌려봐야 배터리만 소모하고 만다는 식이였다. 푸시를 전혀 지원하지 않았던 안드로이드는 물론이요 블랙베리 진영에서도 까던 이 일은 결국 iOS가 멀티태스킹을 지원하는 것으로 끝맺었다.

아이폰 5가 출시되기 전부터 매번 IT관련 언론들이 하던 예측이 있다. 이번 키노트에는 iWatch가 출시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삼성이 먼저했다라나 뭐라나. 아이팟 5세대, 그렇니까 아이팟 비디오가 처음 출시됬을 때만 하더라도 미국 언론들이 던지던 예측이 있다. 다음번 아이팟은 전면 터치스크린일 것이다, 아마 지금있는 컨트롤러 부분을 터치 스크린으로 띄우지 않을까 라던가. 아이폰이 나왔을때만 하더라도 “잡스의 화려한 복귀는 잡스의 화려한 몰락으로 끝날 것이다” 같은 분석을 내놓은 애널리스트들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몇몇을 알고 있었고, 몇몇은 후로 IT 애널리스트 직을 다시 찾지 못했다.

한가지 확실히 해둬야 하는 것이, 이건 특별히 애플이 특출나서 그런게 아니다. IT라는 업계 자체가 그런 경향이 큰 것이다. 지금까지 정보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업계라는게 한국에 들어온 적이 없었다. 조선(造船)이나 철강같은 2차 산업 부문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까놓고 이야기해서, 구한말까지 제대로 된 출판업계도 없었던 한국에서 “정보를 다루는 기술”에 대한 업계에 대한 개념이 생소한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고 자연적이라고 생각한다. 무작정 컴퓨터와 자랐으니 IT가 안다는 망상보다야 건강하다고 판단하는 셈이다.

아이폰은 출시 당시부터 국내외를 제쳐두고 예측 불가능한 제품이였다. 스마트폰이라는 개념, 그렇니까 ‘손에 들고 다니는 소형 컴퓨터이면서 PC와는 달리하는 제품’이라는 개념은 아마 잡스는 물론이거와 애플 내 기획자들도 제대로 몰랐을 것이다. 다만 빌 게이츠도 말했듯, 굳이 MP3 플레이어 (아이팟)과 핸드폰을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는데 애플이 아이팟의 성공에 안주하면 다시 몰락할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았듯이 처음 시작은 기껏해야 하는 김에 웹브라우저도 넣어보고 아이팟도 넣어보고 하는 정도가 아니였을까 예상한다. 다만 아이폰에는 터치스크린을 채용했고 이 점이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 촉매가 되었을 뿐이다.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거기서 거기요, 국내 기업도 대박이 터졌을 수 있었으리라 헛소리 할 수 있다는 소리다.

한국 IT언론의 격이 떨어지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IT가 무엇인지에 대한 확고한 개념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던지고 보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 기사나 칼럼에 특별한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후에 이를 정정하는 기사를 내놓는 것도 아니다. 아이폰이 성공한 이유는 스마트폰 앱 회사가 성공하는 패턴과 참 많이 닮았다. 기술은 이미 존재하고 문제는 항상 컨셉이였던 것이다. 애플이 특별히 아이폰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기술을 새로 개발한 것은 없다. 심지어는 GPS도 안넣고 A-GPS로 되는데 왜 GPS 칩을 넣냐고 키노트에서 공개적으로 발표했던 회사다. 앱도 마찬가지다. 만드는데 특별히 새로운 기술이 들어가는 건 없다. 요지는 컨셉이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