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나가는 IT 변천사 – 액티브X (2/3)

주저리 주저리 몇바퀴 돌기는 했는데, 요점은 간단하다. 굳이 액티브X로 해야했던건 성능문제다. 그리고 그 성능 따진건 누군지 더 이상 설명을 생략한다. 힌트를 좀 주자면 요즘도 심심찮게 트위터에서 ‘액티브X로는 이게 되는데 자바는 이게 안된다능! 어쩔 수 없었다능!’ 하는 소리하는 사람들 꼭 있다. 왜냐고? 정말로 그럴 수 밖에 없거든.

한 가정에 PC가 한대 쯤은 있어야된다는 생각으로 보급을 막 끝낸게 대충 2000년 쯤이다. 보급된 컴퓨터의 성능은 대략 200~400Mhz CPU를 달고 있었다. 여기서 하나 감안해야되는게, 컴퓨터를 3년마다 교체해야된다는 발상 자체가 굉장히 신개념이라는 점이다. 컴퓨터 켜지고 한글 97 돌아가면 그만이지, 뭘 화면도 멀쩡히 나오는데 컴퓨터 왜 또 새로 사냐는 사람 많았다. 결론적으로 대략 3~4년동안 평균 300Mhz 프로세서를 달고있는 컴퓨터가 가정용으로 퍼졌다는 건데, 이걸 폰으로 보고 있는 분들은 그냥 5초만 눈감고 생각해자. 지금 너가 손에 들고 있는 폰 성능은 얼마정도라고 생각하나? 성능 구리다고 욕먹는 사과폰(5s)이 1.3Ghz다. 그리고 난 이걸 아이폰으로 확인했다.

이걸 두고 음모론이라고 두고두고 까는 공돌이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하는 소리지만, 이거 거짓말 조금 보태서 자칭 엔지이너들이 내놓은 획기적인 안이였다. SEED니 공인인증서니 하는 것들은 다 내버려두고, 이걸 굳이 액티브X로 구현하겠다고 마음먹은건 프로그래머였고,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굳이 해내겠다고 밀어붙인게 당시 대한민국 정부다. 세계최초의 전자정부라고 자만한게 이모양 요꼴이다.

상세 설명에 들어가자면, 관련 법제화가 시작된 1999년 당시에는 128비트 암호화 기술을 구할 수 없었다. 클링턴 정부가 수출을 막고 있었던거 까지 가면 사족이 너무 길고, 중요한건 관계자들이 우리끼리 개발하면 되지 않냐는 망상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놀랍게도 이를 지적한 해외 블로그도 있다. 위키피디아에 출처로 실릴 정도니 꽤나 유명인사인지도 모르겠다만, 일단 긁어오고 보자.

SEED is, of course, used nowhere else except South Korea, because every other nation waited for the 128 bit SSL protocol to be finalized (and exported from the US) and have standardized on that.

한줄 번역: 다른 나라들은 다들 128비트 기다리는데 한국만 SEED 개발하더니 지들이 알아서 나가떨어짐. 그리고 미국은 잘만 수출해줬음.

없는 기술력으로 SEED 개발해놓고 보니 브라우저 (당시에는 IE나 넷스케이프)에 맞는 플러그인을 따로 개발해야됬고, 플러그인을 개발하려고 보니 맞는게 액티브X 밖에 없었다. 브라우저는 넘볼 수 없는 벽이 있었는지 개발할 염두도 못냈던 모양이고, 그렇다고 몇년 더 기다리자니 전시행정으로 발바닥이 타들어가는지 못했던 모양이다. 막상 자바로 개발해보자니, 그 느려터진 속도를 참아줄 사람은 또 없고. 지금 당장 생각나는 위키 사이트에 가서 DRM이나 보안 관련으로 검색 5번만 해봐라. 반은 속도가 느리다, 바이러스 같다, 메모리를 강제 점유한다, 존나 민폐다 같은 소리가 넘쳐난다.

무슨 소린가 하면, 표준이라 볼 수 있는 암호화 기술 나오는걸 겨우 2년 못기다려서 14년 동안 삽질하고 있다는거다. 그리고 고 2년동안 산뜻한 뱅킹을 즐기고선 그 이후로 전혀~ 변화가 없었단 소리기도 하고. 그리고 홍콩 갔다온 2년 후에도 별로 바꿀 생각도 없었고, 바꾸려고 노력해봐야 느리다고 욕먹기나 했다는 소리다. 99%가 윈도우를 쓰고 99%가 액티브X를 사용하면 빠른 속도로 업무를 볼 수 있는데 그걸 왜 바꾸려고 하겠는가. 왜 아이폰 쇼크가 “쇼크” 였는지 누가 다시 설명할 사람?

여기서 제일 재밌는 부분을 던져놓고 다음편을 예고하는게 나을 거 같은데, (누가 개그콘서트 끝나는 BGM을 틀어달라!) 한국 사이트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액티브X 관련 설명은 “MS에서 사용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혹은 “MS에서 지원을 그만뒀다” 같은 내용이다. 영문 위키피디아를 한번 읽어보면 그런 내용 전혀 없다. (물론 허벌나게 욕은 먹는다) 토론쪽에서는 출처가 코리아 타임즈란다. 순환논법도 정도가 있지. Continue to Next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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